Tragic Overture, Op.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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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연주회의 첫 곡은 브람스의 비극적 서곡 Op.81입니다.

브람스의 두 개의 서곡 중 청춘과 즐거움이 가득한 대학축전서곡과 어둡고 슬픔에 가득 찬 비극적 서곡은 사실 거의 같은 시기에 작곡되었습니다. 브람스는 종종 전혀 상반되는 성격의 두 작품을 동시에 작업한 적이 종종 있었죠. 교향곡 1번과 2번,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과 바이올린 소나타 Op.78도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람스 전기 작가인 칼베크는 이 서곡과 괴테의 파우스트 간 연관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브람스가 빈 부르크 극장의 극장장인 딩엘슈타트에게 이 극장에서 상영하게 된 ‘파우스트’를 위한 음악을 의뢰했다는 거지요. 브람스는 이를 위해 비극적 서곡과 교향곡 3번의 2악장을 쓸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낭설로만 남아있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보다 더 막장인 것은 브람스는 평생의 연인이었던 클라라 슈만의 딸 율리에 슈만에게 연정을 품었다는 겁니다. 그녀가 시집가자 고통스러운 마음을 ‘알토 랩소디’에 담았죠. 비극적 서곡의 재료가 되는 아이디어를 모은 스케치에는 이 알토 랩소디와 사랑의 노래 Op.52가 같이 남아 있습니다. 1880년 9월 6일 브람스가 출판사 대표인 짐로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고독한 마음을 고백하며 비극적 서곡을 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시작은 빠르지만 지나치지 않게 라단조(Allegro non troppo)로 시작됩니다. 현악기로 주제를 연주하며 조용하고 잔잔하게 곡을 이끌다가 후반부는 행진곡풍이 됩니다. 비극적 서곡이지만 마지막은 힘차고 웅장하게 끝납니다. 좌절하지 말고 꿋꿋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죠. 이 작품은 제목과는 달리 삶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