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A. Mozart “Don Giovanni” Overture , K. 527


<돈 죠반니>는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오페라입니다. <피가로의 결혼>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역시 커리어의 정점에 놓여 있죠. 이 작품은 무어라 쉽게 규정할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희극적인 분위기로 전개되다 결말에 이르러 묵직한 비극으로 전환할 뿐 아니라 메시지 역시 다면적입니다. 얼핏 보면 타락한 인간을 벌하는 내용 같은데, 달리 보면 사회와 통념에 저항하는 개인의 투쟁으로도 읽히죠.

오늘 연주할 서곡은 분위기를 흥겹게 돋우는 서곡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주인공의 비참한 최후를 암시하듯 군데군데 비장한 정서를 내비칩니다.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모차르트가 사람 마음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듯한 느낌마저 주죠. 까다롭고 삐딱하기로 유명했던 리하르트 바그너 역시 고전주의 오페라 서곡 중 최고로 평한 바 있습니다.

여담 하나. 이 서곡엔 괴담이 하나 있습니다. 초연 전날 밤까지 백지에 가까웠는데 당일 새벽에 와서 보니 완성되어 있었다는 것이죠. 그의 천재성을 부각할 목적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긴 한데 기록을 볼 때 초연 직전, 아마도 전날에 마무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하네요.

인간은 오늘을 묵묵히 견디며 사는 존재입니다. 평화롭고 안온한 시절에도 그랬고 힘든 시련이 닥친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은 지난 2년 역시 마찬가지였죠. 모두 숨을 죽이고 말을 아끼며 오늘을 견뎠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희망을 품고.

이제 마스크를 벗고 함께 숨 쉬며 노래할 시간입니다. 희망을 노래하는 목소리, 그리고 온기가 배어 있는 숨결. 서울국제음악제의 시작을 모차르트로 알립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 | 홍형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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