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Ravel - String Quartet in F Major, M. 35


라벨이 처음 작곡한 실내악곡이자 그의 유일무이한 현악 사중주곡인 이 작품은 우아하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가득하다. 흔히들 현악 사중주 하면 이 장르를 확립시킨 하이든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베토벤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19세기 말, 프랑스의 작곡가들인 드뷔시, 포레, 그리고 라벨 또한 현악 사중주를 작곡했으며 정교함과 신선함을 바탕으로 근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악 사중주곡을 남기고 있다.

라벨은 이 곡을 그의 스승인 가브리엘 포레에게 헌정했으나, 정작 포레는 이 작품에서 큰 감명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드뷔시는 이 곡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음악의 신들과 나의 이름을 걸고, 이 곡의 어느 부분도 고쳐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일반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시작되는 1악장에서는 라벨 특유의 동화적 색채감이 가득하며, 리드미컬한 피치카토를 시작으로 경쾌한 멜로디가 뻗어 나가는 2악장에서는 현대적 어법이 악장을 가득 메운다. 느린 3악장은 옛 교회 선법이 사용된 예스러운 선율과 격렬한 경과구가 나타나는데, 악장의 중반을 지나 등장하는 아르페지오 반주의 선율은 라벨 특유의 아름다움과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활발하고 격렬한 4악장은 반음계의 격한 느낌으로 곡이 시작되며, 1악장에서 등장했던 두 번째 주제가 다시 재현되고 우아함을 잃지 않은 강렬한 에너지로 음악은 끝을 맺게 된다.

당시 어떤 이들은 이 곡을 일컬어 ‘드뷔시의 아류’라 혹평했고 또 다른 이들은 장래가 밝은 신인 작곡가라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쨌거나 라벨은 이 작품을 통해 신인 작곡가로서 이름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글 | 바이올리니스트 김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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