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yun Kim - Dona Nobis Pacem(Commissioned Piece)


“Dona Nobis Pacem”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라는 뜻의 라틴어로, 가톨릭 미사 통상문의 하나인 아뉴스데이(Agnus Dei)에 가사로 사용되는 소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고통받고 인간관계까지도 제한되고 단절되는 상황 속에서, Agnus Dei의 이 가사가 시대를 초월해서도 지금 우리를 위한 기도 같았고, , 이러한 기도문의 의미를 음악화하고자 이 작품을 작곡하게 되었다.

작품의 주요 소재로는 바흐 코랄 중 “Aus tiefer Not schrei ich zu dir” (BWV 38)을 인용하였다. 이 코랄은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어 작품 전반에 나타난다. 특히 코랄 선율의 윤곽선을 그대로 놔둔 채로 음소재를 바꾸어 주요 모티브를 만들었고, 그 모티브는 다양한 맥락 안에서 변용되며 발전되며 작품 전반에 통일성을 주는 요소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 코랄 선율의 시초가 된 그레고리오 성가의 선율을 작품 중반부에 첼로 선율에 사용하고, 또 바흐가 화성화한 버전을 이 작품의 엔딩으로 삽입하면서 이 선율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이 코랄의 가사는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로 시작하는 시편 130편의 내용이다. 이렇게 고난 속에서 부르짖는 기도의 모습이 마치 코로나라는 질병으로 인한 고난, 더 나아가서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적·사회적으로 처한 삶의 다양한 고난 속에서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처럼 느껴져서, 이 기도의 간절함을 극적으로 묘사하고자 하였다. 작품 군데군데에 삽입된 코랄의 선율 및 파편들을, 그와 대조되는 다른 요소들과 중첩 및 병치 시킴으로써, 고난의 상황과 그 속에서 평화를 바라는 기도가 대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재난 속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회복을 소망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는 모습을 메시지로 담고 싶었다.

글 | 작곡가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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