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A. Mozart - Serenade No. 12 in C Minor, K. 388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는 당시 많은 인기가 있었다. 세레나데는 원래 밤에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의미가 있다. 밤에 연인의 창 아래에서 부르는 감미로운 사랑노래를 칭할 뿐만 아니라 18세기에 와서는 관악이나 현악 앙상블을 위한 다악장 형식의 곡을 가리키기도 했다.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는 모두 13개가 전해지는데, 현악 앙상블을 위한 작품인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가 가장 유명하다. 주로 행사나 여흥을 위한 작품으로 사용됐던 세레나데는 모차르트를 거치며 연주와 감상을 위한 작품이 됐다.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2번 C단조>는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단조 조성에 극적 성격, 카논과 변주를 사용한 형식까지 여타 세레나데와 여러 면에서 뚜렷이 구별된다. 이 독특한 작품을 어떤 목적으로 작곡했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다. 음악적 감식안이 뛰어난 리히텐슈타인 왕자를 위해 빈에서 1782년경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품의 자필 악보에 모차르트가 기입한 ‘Nacht Musique’(밤의 음악)는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합쳐진 특이한 조합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오보에 2대, 클라리넷 2대, 바순 2대, 호른 2대로 구성된 관악 8중주라는 특수한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중 유일하게 단조를 사용했으며, 분위기를 돋우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진지한 작품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전체는 4개 악장으로 구성된다.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며 C단조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서주 없이 첫 주제가 도전적으로 제시된다. 두 번째 주제는 E♭장조로 밝고 활기차게 노래하며 대조적 성격을 보여준다. 역동적이고 무게감 있는 1악장을 지나 2악장은 E♭장조로 부드럽고 우아하게 흐른다. 3박자의 춤곡풍으로 미뉴에트를 연상시키지만, 이 작품에서는 다음 3악장이 실제 미뉴에트 악장이다. 3악장 미뉴에트는 특이하게도 카논이 쓰였다. 카논은 주제 선율을 다음 선율이 뒤따르면서 모방하는 기법으로, 이 미뉴에트 악장은 경쾌하고도 유연하게 진행되며 음악적 유희를 보여준다. 4악장은 주제가 다양하게 변형되는 변주 기법이 쓰였다. C단조 주제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데, 마지막 코다 부분에서 C장조로 전환되며 유쾌하게 끝맺는다.

가벼움과 깊음,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전 악장을 통해 세레나데에 대한 관념을 하나씩 뒤집는다. 낯설고도 생동하는 선율로 주의 깊은 청취로 이끄는 모차르트의 기지와 솜씨가 돋보인다.

글 | 음악평론가 서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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